센누이 만나다

촬영을 마치고 사무실에 들어와 네이트온에 있는 센누이와 대화를 하다보니
한끼도 먹지않고 방구석에 처박혀 일만하고 있다는 아주 궁상스러운 상황을 알게됐다.
그 상황을 어찌 지나칠 수 있으랴. 오지랖맨 출동~~~~~
'저런, 이 인간 구제역...아니 구제해야겠구만.'이라는 사명감이 쮸쮸바처럼 밀려올라와 저녁약속을 잡았다.
뭐, 솔직하게는 나도 촬영때문에 그때까지 저녁을 못먹어서 배가 고팠다. 정말 초울트라 캡숑으로...^^;;
그렇게 약속을 잡고 몇 년만에 가보는 이태원으로 고고씽을 하는데
누이에게 츄리닝을 입고와도 되냐고 문자가 오대.
샹냥한 성격의 나는 친절하게 "개소리말고 얼른 튀오슈"라고 답문을 보내고 싶었지만 누나라서 공손하게
"응. 와도돼. 그럼 화장발세우고 올라그랬어?"라고 보내주었다. 이그~ 착한 것~ ㅋㅋ
근데 문자를 보내고나니 날씨가 꽤나 춥다는게 생각이 났다. 착한 내가 가만히 있을소냐.
누이에게 날씨가 추운데 츄리닝으로 괜찮겠냐고 문자를 보냈다.
잠시 후 나에게 날라온 답문은 아래와 같았다.
"이미 늦었;;; 죠낸 추움"...
웁쓰........ 뭐 하지만 내가 추운건 아니니 패쓰~~~

제일기획 앞에서 누이를 만나고 누이의 추천식당 나리식당을 갔는데 이런.....된장맞을.....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것도 꽤나 많이.
누이는 애써 금방 다 앉게된다고 어색한 웃음과 함께 나를 설득하려 했다.
그 모습이 안스러워 맛있는 집에서 줄서 먹느니 맛없는 집에서 바로 먹겠다라는 개념찬 식사론을 가진 나는
까짓거 기다려 주기로 했다.......



씨바....그것은 실.수.였.다.
30분은 족히 기다렸다. 희성이 정도만 됐어도 생명연장 프로젝트로 욕지기를 귀에 깔때기를 박고 처넣어줬겠지만
앞서 얘기했듯 샹냥한 성격의 나는 공손하게 썩소를 지으며 기다려줬고 착석을 하게됐다.
음식맛은 뭐, 감동의 쓰나미급은 안되고 그냥 잘먹었다.정도... 그랬다.
반주로 소주 한병 걸치고 또다시 누이가 추천하는 카페로 고고씽~~
밖에 테라스자리도 있는 인테리어 좋아보이는 가게였는데 어둠의 자식들인 우리는
실내에 손님이 한명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잘보이지도 않는 구석자리에 자리잡았다. 역시 천성은 어쩔 수 없다.
그렇게 둘이 앉아 나는 하이네켄 세병을, 누이는 커피 두잔을 새벽 한시까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꽤 많은 양의 수다를 녹여마셨다.

중간에 포스팅 얘기하면서 사진 얘기도 자연스레 나오게 되었고 덕분에 남아있는 필름을 소진할까 해서
스트로보없이 셔터질을 해보았으나 노출이 너무 부족해 실패~
그래서 내가 사랑해마지 않는 똑딱이로 누이의 사진을 찍었다.
촬영할 때 현장에서 저렇게 앞에 무언가 걸어찍는걸 대마이라고 하는데
풍경이나 인물촬영 때 요긴하게 자주 써먹는 기술이랄까, 기법이랄까. 뭐 그렇다.
근데 그게 누이는 신기했나보다. 그래서 이쁜 꽃장식이 있길래 그걸로 더 찍어줬다.
그렇게 즐거이 간단한 식사와 음주, 수다를 즐기고 누이를 집까지 바래다 준 공로를 인정받아
누이가 택시비를 하사하여 아주아주 편하게 천원만 보태기해서 집에 왔다. 이참에 누이께 굽신굽신~

급회동이었지만 잘먹고 잘마시고 잘놀았어. 누이.
담번엔 줄 안서는 식당만 고르면 당신은 퍼펙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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