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뭘 사러나간다거나 누굴 만나야된다거나 하는 '어떤 일' 혹은 '어떤 곳'이라는 목적이 없으면
나는 잘 움직이지를 않는다. 동네를 한바퀴 돈다거나 바람을 쏘인다는 의미의 돌아다님을
난 썩 좋아하지도 않고 그렇게 행동하지도 않는다.
왜냐구 물으면 딱히 대답할 말은 없는데 천성이 목적없는 움직임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렇듯 나 역시 쇼핑도 시작 전에 살 물건들을 정해놓고
보통 첫 가게 혹은 두번째 가게 내에서 다 끝나게 되있다.
뭐, 동행인 여자분이 있다면 얘기는 달라지지만. ㅡ.ㅡ;;;;;
아무튼 어제는 그런 내가 드라이브를 잠시 했다.
근처에 올 일이 생긴 센누이를 간만에 얼굴이나 본다고
술먹고 들어온 새벽에 약속을 해서
술때문에 회사에 버리고 온 차를 가지러 나간 김에 겸사겸사 보기로 했던 것이다.
대학로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대학로는 차를 가지고 누군가를 만나기에는 완전 shit!!인 동네라 패스하고
느긋하게 북악스카이웨이나 한바퀴 돌기로 했다.
경치가 좋다고 서울 곳곳의 인간들이 몰려드는 곳인데 정작 집에서 5분거리에 있는 나는
촬영이나 지니가는 길 외에는 가지 않는 곳이지만 누이와 잠시 커피나 한잔하면서
밤바람이나 느낄까해서 갔는데 역시나 주말이라 사람 완전 만원...
더구나 부비부비 커플들 널려서....완전 쩔었다는....
그래도 처음 와봤다고 좋아하는 누이를 보니 잘 왔다는 생각은 들더라.
하지만 다음엔 여자친구와 와야지라는 생각이 머리통을......ㅡ.ㅡ 흠...
둘 다 저녁을 먹지 않아서 미친듯이 고민하다 밥먹으러 간 곳은
주차와 누이의 귀가를 생각하여 남산 돈까스집에서 간만에 칼질......이것도 칼질이라면 말이다....
예전에 촬영보조할 때 밥먹으러 와서 정말 큰 돈까스라고 생각하면서 먹었고
선배가 남긴 것까지 처리하느라 배터지는 줄 알았던 그 돈까스인데
세월이 지나서 그런지 예전의 그 크기도 작아졌고 감동도 같이 작아졌다.
대충 먹고 하얏트 앞 거리커피를 먹으러 가기로 했는데
이건 뭥미!!! 길을 잘 못들어 5분이면 갈 거리를 남산1호터널을 지나
한남동을 지나 이태원을 지나서 삽집을 지대로 하면서 갔다. 역시 길치인가....차만타면 이 질알이다.
암튼 어렵사리 찾아간 그 곳에서 커피를 사들고 잠시 남산공원을 산책하며
이런 저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누이를 바래다 주고 난 집으로 고고씽.
오랜만이라서 그랬는지 아니면 전날 마신 술이 깨서 그랬는지
간만에 드라이브는 즐거웠고 기분전환에도 그만이었다.
목적없는 움직임을 사치나 낭비라고 생각해 싫어라하지만
가끔은 요정도의 사치정도는 누려도 되지 않을까 싶네.
그전에 길이나 좀 제대로 익혀놔야겠다. 아놔!!!!
